CRUSH80, Jarvis jj, 프러시안 얼럿 후기

기계식 키보드 심볼

작년에 한참 레이니가 인기 있을때 레이니를 회사에 1대, 집에 1대 놓았다. 하지만 회사에서 레이니를 사용하기에는 애로사항이 있었다. 바로 75배열이라 네비키가 쓸일이 많은 환경에서 불편하다는 것. 적응하면 괜찮아지겠지 싶었고, 실제 적응을 어느정도 하고 나니 아예 못 쓸 정도는 아니였다. 하지만 적응과는 다른 문제로 75배열에서의 네비키는 영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다른 키를 잘 못 누르는 일이 흔하기도 하고 해서, 결국은 회사에서 사용할 용도로 텐키리스 배열을 다시 샀다. 그것이 바로 크러쉬80이다.

적응은 할 수 있다. 하지만 불편한 건 여전히 불편하다.

WOB사의 CRUSH80 + 앱솔루트 제로 스위치 후기에서 언급한대로 구성해서 회사에서는 잘 사용하고, 집에서는 계속해서 레이니75를 사용했는데 집과 회사의 키보드 배열이 다르다보니 집에서 가끔 코딩할 때 불편함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그러다가 타오바오에서 크러쉬80 리부트를 할인해서 13만원 초반에 구매가 가능해서 한대 더 구매했다. 이번엔 사고 싶었던 색상인 네이비 색상으로.

Jarvis jj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마지노선 반 저소음 스위치가 앱솔루트 제로라고 생각했기에 비쌌지만 종결짓자는 마음으로 산 스위치인데 이후에 커뮤니티에서 평이 좋은 스위치가 또 출시 되었다. 사실 출시된지는 좀 됐다. 좀 더 알아보니 앱솔루트 제로보다 좀 더 저소음에 시작압은 35g이다. 앱솔루트 제로와 마찬가지로 실리콘 댐퍼 느낌이 거의 안난다는 평이 있다. 무엇보다 가격이 착하다. 알리에서 세일기간을 잘 맞추면 110알 기준 2만 5천원선에 구매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앱솔루트 제로의 타건음 수준이 나에게 참 좋다

이번에 구매한 크러쉬는 집에서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굳이 저소음 스위치를 살 필요가 없었지만 회사에서 저소음 스위치를 사용하다가 집에서 레이니로 타건을 하다보면 의외로 시끄러운 타건음이 부담스러웠다. 그렇다고 무소음은 너무 심심하고 앱솔루트 제로 정도의 타건음이 평소 사용하기에 참 부담이 없어 좋았다. 그래서 집에서 사용할 키보드도 앱솔루트 제로를 사용하고 싶었다.

한알에 230원? 앱솔루트 제로의 1/3가격

하지만 앱솔루트 제로를 한벌 더 사기엔 너무 비싸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런데 마침 Jarvis jj는 한알에 230원꼴이다. 나는 타오바오에서 구매를 했다. 타오바오에서는 110알 기준으로 3만원 초반이였다. 그래도 한알에 300원 수준이다. 앱솔루트 제로에 비하면 반 값 이하다. 사실 자비스가 싸다기보다는 앱솔루트 제로가 비싼거지만.

앱솔루트 제로를 가격에 비교하면 선녀로 보인다

텐키리스 배열이기 때문에 110알까진 필요 없고, 90알은 너무 적어 100알을 구매했다. 그리고 스위치를 교체하면서 100알을 구매한게 정말 다행이였다. 앱솔루트 제로는 박스에 가지런히 담겨온 반면 자비스는 원통에 담겨온다. 또 앱솔루트 제로는 5핀인 반면 자비스는 3핀이다. 그러다보니 불량율이 앱솔루트 제로에 비해 높았다. 앱솔루트 제로는 90알을 구매했었는데 불량이 한 개도 없었던 반면, 자비스의 경우 체결전에 발견한 불량이 2~3개 가량, 체결 후 발견한 불량이 3~4개 가량 해서 5~7개의 불량이 발견되었다.

핀 불량. 조심히 펴서 사용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펴는 도중에 부러진다

크러쉬80에서 적출한 카일 코코아축 스위치
이 상태로 중국에서 차타고 배타고 넘어왔으니 불량이 안생기면 이상하다

90알을 샀으면 큰일날 뻔… 체결하고 불량은 버리고나니 남은 스위치가 7~8개 가량 남았다. 이건 여분으로 남겨두기에 적당하다.

그래서 후기는?

타건음

생각보다 더 저소음이다. 오테뮤 피치축처럼 무소음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앱솔루트 제로에 비해서도 한참 소리가 작다. 레이니의 바이올렛 축의 타건음이 10이라면 앱솔루트 제로의 경우는 4~5정도이고 자비스의 경우는 2정도 되는 것 같다.

타건음 수준 비교

사무실에서 사용하기에는 앱솔루트 제로보다 좀 더 부담이 없다. 앱솔루트 제로도 충분히 사무실에서 사용가능한 수준의 소음이 작은 스위치이긴 한데 타건할 때 힘을 많이 사용하는 스타일이라면 소음이 은근 부담이 될 수 있다. 나도 그래서 되도록 조용하게 타건을 하려고 신경을 조금씩 쓰기도 한다. 자비스의 경우는 힘을 많이 사용하는 스타일이더라도 사용하는데 부담이 없다. 자비스 스위치가 시끄럽다고 눈치가 보인다면 리얼포스와 같은 무접점이나 멤브레인 키보드 역시 모두 퇴출되어야 한다. 이들보다 자비스가 소음이 더 크다고 하기 어렵다.

그래서 나같은 경우 사무실에서 사용하던 앱솔루트 제로 스위치가 체결된 키보드를 집으로 가져오고 자비스가 체결된 키보드를 회사에 가져가려고 한다. 이 정도면 이젠 정말 아무런 신경을 쓰지않고 타건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이것보다는 조금 더 소리가 나도 무방할 것 같긴 한데…ㅎㅎ 그런데 앱솔루트 제로를 사용해본 경험상 사용하다 보면은 소음은 조금씩 커지는 것 같다. 앱솔루트 제로가 잡소리가 올라오는 타입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일단 오래 사용했을 때 편차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기회가 되면 한 번 더 리뷰를 해볼 셈이다.

앱솔루트 제로의 경우는 확실히 몇개월이 지나고 나니 잡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타건음이 좀 더 커졌다.

키압

시작압이 35g이고 바닥압은 따로 명시된게 없다. 주로 45g정도의 키압을 가진 스위치를 사용하다가 35g 키압이면 너무 가볍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타건해보니 그렇지 않다. 35g이 아니라 체감상은 40g도 넘어가는 것 같고 45g 스위치와도 차이가 없어보인다. 오히려 레이니 상옵에 있던 wob축보다 더 무겁게도 느껴진다. 앱솔루트 제로와 비교하면 트레블 길이가 더 길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체감상 비슷하다. 최소한 더 가볍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사실, 35g의 키압을 봤을 때 독거미 황축의 느낌을 기대했었다. 개인적으로는 독거미 황축의 타건감이나 타건음이 참 마음에 들었었기 때문이다. 취향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다고 독거미가 레이니나 크러쉬보다 낫다라는 느낌까진 아니고 내 개인적으로는 독거미 황축만이 가지는 유니크한 매력이 있었다. 아마 독거미 황축의 키압이 38g이였으니까 비슷한 타건감을 느낄수도?

응 아냐

그냥 기존에 사용하던 스위치들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소리만 빼면 카일 코코아축하고도 뭐가 다른지 모르는 그런 느낌이다.

워블

워블은 레이니 바이올렛 축 수준은 되는 것 같다. 레이니 WOB축이나 앱솔루트 축은 워블이 확실히 좀 심한 편이였고, 레이니 바이올렛 축 특유의 적은 워블이 좀 더 단단한 느낌을 주는데 자비스도 마찬가지로 단단한 느낌이 든다.

종합하자면


  • 앱솔루트 제로보다 더 작은 타건음으로 사무실에서 사용하기에 매우 적합
  • 35g의 키압은 특별히 가볍다고 느껴지지 않음. 40g이상의 다른 스위치들과 크게 다른점 못느낌
  • 트레블 길이가 일반 스위치 수준으로 짧았던 앱솔루트 제로보다 확실히 더 깊게 들어가는 느낌
  • 워블은 적은편으로 단단한 느낌

프러시안 얼럿


프러시안 얼럿 키캡은 타오바오에서 자비스 스위치만 사기에 배송비가 아깝기도 하고 네이비 하우징에 프러시안 얼럿 키캡이 잘 어울려보여서 구매했다. 타오바오에서 자비스 스위치랑 함께 구매해서 배송비는 무료, 63,000원 정도에 구매했다. 이전에 오블리비언 키캡을 구매했을 때 좋은 기억이 있던 일당오였기 때문에 구매한 것도 있다.

일당오 오블리비언을 구매하고 마음에 들어서 알리에서 다른 오블리비언을 한 벌 더 구매했었는데 망했다. 이후로는 일당오가 좀 더 비싸도 일당오에서 키캡을 구매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스위치를 알리 할인 기준으로 25000원 잡고 제외하면 키캡은 4만원 언더로 구매한 것이니 나쁘지 않다.

그리고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 정도면 기성품 수준의 졸업으로 딱이다.
크러쉬 네이비의 기본 키캡의 색상이나 퀄리티도 그대로 사용해도 무방할 정도로 훌륭하지만 역시 네이비에 잘 매칭되는 건 화이트인 것 같다.

무난하긴 한데, 알파열이 흰색이였으면 하는게 내 취향에 더 맞다

이렇게 2대의 크러쉬로 이젠 당분간 키보드를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나에겐 취미의 영역까진 아니기도 하고.
적당한 가성비의 기성품에 이정도 퀄리티이면 굳이 더 욕심이 나지 않기도 하다.
사실 더 올라가봐야 이제 체감되는 영역이라기 보다는 감성의 영역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결론은?


크러쉬 80 + Jarvis JJ + 프러시안 얼럿의 조합은 매우 만족 ★★★★☆
크러쉬 80 + 앱솔루트 제로 + 오블리비언은 만족 ★★★★

Jarvis JJ의 타건음이 내 기준으로 조금만 더 컸으면 하는 바람에 별 반개 차감
앱솔루트 제로가 너무 비싸서 별 한개 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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