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를 사용하면서 내 의지와 다르게 전원이 셧다운된적이 몇 번 있었다. 데이터 스토리지에서 이런 전원 셧다운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특히 하드디스크를 사용하고 있으면 더더욱 치명적이다. 재수 없으면 셧다운 한번에 디스크가 날아갈 수 있다. 뭐… 하드웨어 날아가는거야 그냥 다시 사면 된다쳐도 그 안에 있는 데이터들은 되살릴 수 없다.
그래서 UPS를 하나 장만하였다. EATON Ellipse ECO 650 USB
모델이다. 설치하는 법은 굉장히 간단했다. NAS 전원 플러그를 UPS에 연결하고, 동봉된 USB케이블을 NAS와 UPS에 연결해주는게 끝이였다.

NAS으 전원 관리에서 UPS를 활성화해주면 연결됨 상태까지 확인된다.
UPS연결까지 하고나서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 실제로 그동안 시스템 로그에 UPS에 연결되었다는 로그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이 해골물인줄 전혀 모른체…
그러던 어느날 와이프가 다급히 말을 해왔다.
나 전원 플러그를 잘 못 뽑은 것 같아. NAS 꺼진거 같은데, 괜찮을까?”
“괜찮아. UPS쪽에 연결되어있는 전원 플러그만 아니면 돼. 그거 뽑은건 아니지?”
와이프를 안심시키고, 나도 안심하고 있었지만 혹시 몰라서 NAS에 접속해서 로그를 봤는데 뭔가 불길했다.
NAS가 전원이 갑작스레 끊겨, 데이터 위험성이 발생할 수 있으니 확인해달라는 로그
음, 연결은 확실하게 되어 있는데… 뭘까? 로그가 그냥 이렇게 남는건가? ㅎㅎ 하고 하지 말아야할 행동을 했다.
정상작동 하리라 기대하면서 UPS의 전원 플래그를 뽑은 것.
NAS의 전원이 시원하게 나가버렸다!
아니 이게 무슨일이야… 황급히 내가 무슨 설정을 잘 못했나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이걸 체크하지 않아서 그런가? 하고 저걸 체크한 다음 또 하지 말아야할 행동을 했다.
정상작동 하리라 기대하면서 UPS의 전원 플래그를 뽑은 것.
NAS의 전원이 시원하게 나가버렸다!
ㅎ ㅏ…
데이터 안전을 지키고자 UPS까지 사서 셋팅해놓고 내 손으로 전원을 2번이나 내려버렸네? 와이프까지 하면 3번…
이건 그냥 디스크 날아가라고 기도하는거다.
부랴부랴 나스를 안전하게 종료시켜놓고, 이것저것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건 둘 중 하나의 문제다. UPS의 불량이거나, 내가 잘 못 설정한 것이거나.
그런데 설치가 워낙 간단한데… 뭘 잘 못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원통했다. 불량 같았다.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검색을 해보았다. 찾다보니 완전히 동일한 사례는 아니긴 한데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달린 답글…
UPS의 플러그는 배터리 연결모드 플러그가 있고, 파워 서지만 지원되는 플러그가 있으니 확인이 필요하다
그랬다. 멍청하게 나는 4구 멀티탭인줄만 알고 가장 하단에 NAS를 연결했는데, 하필 해당 슬롯이 파워 서지 전용 플러그였네.

내가 산 UPS. 위쪽 3개 슬롯만이 배터리 지원을 한다. 그것도 친절하게 제품에 아이콘으로 다 표시를 해두었다.
제품을 사면 사용 설명서를 한번은 읽어봐야 하는데, 너무 간단하다고 그냥 연결하고 끝내버린 내 죄.
그리고 다시보니 UPS의 전원도 안켜고 있었네. ㅎㅎㅎ

바보같이 저 중앙의 Ok녹색불 들어오는것만 보고 전원이 켜져 있는줄 알았네. 오른쪽의 전원 버튼쪽에 불이 들어와야 하는것도 모르고…
이것도 다른 어떤 사람이 UPS테스트 하면서 전원 버튼의 LED가 안꺼지고 유지되는걸 확인하는걸을 본 다음에야 알았다.
그저 자만이 죄다.
NAS를 올바르게 배터리 공유 슬롯에 연결하고 UPS의 전원버튼을 누른 후 긴장되는 마음을 안고 다시 테스트를 했더니 잘 된다.
물론 이번엔 NAS말고 폰 충전기를 통해 사전테스트를 먼저 했다. 진작 처음부터 그렇게 했어야 했는데…

정상적인 UPS의 작동 로그이다.
이렇게 헤프닝이 끝났고, 3번이나 갑작스레 셧다운되버린 내 디스크는 혹시 어디 망가진데는 없는지, 30시간이 넘는 s.m.a.r.t 검사도 해주고 데이터 스크러빙도 해주었다.
다행히 큰 데미지 없이 잘 지나간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교휸을 하나 얻는다.
자만하지 말고, 설명서는 한번이라도 꼭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