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B사의 CRUSH80 + 앱솔루트 제로 스위치 후기

기계식 키보드 심볼

회사에서 사용하던 리얼포스 키보드를 처분하고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는 중이다. 노화 덕분에 55g 균등의 리얼포스 키보드는 너무 손가락의 피로감이 높았다. 마침 중국에서 가성비 좋은 기계식 키보드를 만들기도 해서 예전보다 많이 저렴해져서 사용하기 좋은 시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구매한 Crush80

처음으로 산 풀 알루미늄 키보드였는데 사용해본 소감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전문적으로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해본 매니아는 아니라서 사실 플라스틱 키보드에 비해서 타건감이 어떠느니, 타건음이 어떠느니 이런건 잘 모르겠다. 그냥 좀 고급스럽구나 하는 느낌이다.
그래도 대체적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리얼포스와 비교하면 너무 좋긴 하다. 리니어 스위치를 처음 써보는 거라서 누르는 느낌이 너무 밋밋하지 않을까 했는데 의외로 손가락은 손가락대로 매우 편하고 소리도 재미있었다.

문제는 소음

문제는 이 재미있는 소리가 너무 크다. 아무리 조심스럽게 타이핑을 한다고 해도 또각거리는, 이른바 조약돌 소리가 귀를 열심히 때린다. 이게 집에서 내 귀만 때리면 상관 없는데 다른 사람의 귀까지 열심히 때린다. 주위 사람들에게 너무 민폐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소음 스위치를 찾아보자

부랴부랴 저소음 스위치를 주문했다. 기계식 키보드의 장점이 스위치만 또 바꿀 수 있으니까. 오테뮤의 피치 v3 스위치를 주문했는데 이 스위치를 선택한 이유는 조용하고 싸서 선택했다. 키압도 내가 원하는 40g~50g사이이기도 했고.

스위치가 이쁘다. 하지만 볼일이 없지.

피치축의 소감은 조용하긴 정말 조용해졌는데, 조용해진 만큼 재미도 없어졌다. 차라리 택타일이였으면 좀 더 재미있었을까? 단순히 조용해서만 재미가 없는건 아니였다. 뭐랄까, 소음을 줄이기 위해 덧댄 실리콘 완충 부분때문에 스위치가 바닥을 치는 느낌이 너무 별로였다. 단단하지 않고 뭔가 몽글 몽글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저소음 스위치는 너무 재미가 없고 일반 스위치는 너무 시끄럽고

이때부터 저소음 스위치에 대해 열심히 알아보기 시작했다. 무소음 수준보다는 사무실에서 용인할 수 있는 정도의 저소음 스위치를 찾아다녔다. 혹은 저소음 스위치지만 재미가 있거나. 내가 원하는 조건들을 모와보니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 키압은 45g 보다 낮아야 함
  • 리니어 스위치
  • 실리콘 댐퍼의 느낌이 최대한 안나는 것
  • 무소음 보다는 적당한 소음이 나더라도 타건 재미가 있는 것

이 조건들을 만족하는 스위치가 몇개 있었다. 그리고 KTT 저소음 바다, 앱솔루트 제로 이 2가지로 좁혀졌다. 사람들 후기로는 KTT 저소음 바다가 좀 더 조용하고 앱솔루트 제로가 좀 더 재미있다고 했다. 특히 앱솔루트 제로는 반 저소음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조용한 조약돌 느낌이라고 한다.

고민을 조금 하다가 앱솔루트 제로를 선택했다. 써보고 이것도 너무 시끄러우면 KTT 저소음 바다로 가면 되겠지 싶은 마음이였다. 문제는….

너무 비싸

스위치 가격이 한 알당 750원이다. 텐키리스 키보드에는 여분 포함해서 100알은 필요하다. 100알이면 7만 5천원이다. 아니, 키보드를 14만원 주고 샀는데 스위치가 7만 5천원이요? 그 가성비 킹 독거미 키보드도 할인할 때 사면 완제품이 3만원인데?

굉장히 심오한 고민을 했지만 사람이 한 번 욕심을 내니 쉽게 사그러지지 않았다. 일단 써보고 마음에 안들면 팔자라는 결심을 하고 결제를 했다.

진짜 개비싸. 너.

물론 한알에 2500원, 4000원 하는 스위치도 있다

사용 후기


교체하고 사용해본 경험으로는 매우 만족이다. 사실상 종결 수준으로 생각된다. 일단 소음 부분은 많은 후기들과 마찬가지로 저소음으로 보기엔 좀 애매하다. 그렇다고 민폐를 끼칠 정도로 크진 않다. 딱 용인 가능한 수준으로 사무실에서 사용 가능한 마지노선을 지키는 소음이다. 근데 이게 또 사람의 타이핑 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어쨌든 쾅쾅 쳐대는 타이핑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사용할만큼 저소음 스위치는 아니니까.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일반 멤브레인 키보드를 써도 굉장히 시끄럽다.

저소음 스위치 특유의 댐퍼로 인한 먹먹함이라고 해야 하나, 이런 느낌도 거의 없다. 아니 아예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일반적인 리니어 스위치의 바닥을 단단하게 치는 느낌이 고스란히 난다. 한마디로 소리만 좀 줄어든 일반 리니어 스위치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 재미있다.

트레블 길이는 좀 짧다. 전에 독거미 황축을 쳤을 때처럼 스위치가 깊게 들어가기 보다는 짧게 들어가 금방 바닥에 닿는 느낌이 난다. 이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듯 하다. 처음에 살짝 적응이 안되긴 했는데 지금은 모르겠다.

이 스위치를 사용하다보니 이제는 집에 있는 레이니의 스위치 소음이 너무 부담이 된다. 바이올렛 축이라 굉장히 하이톤의 따각따각 거리는 소음이 귀에 박히는데 굉장히 자극적인 소리이다. 처음엔 좋았는데 사무실에서 일하고 집에 가서 타이핑을 하면 너무 시끄러워서 집에 있는 키보드도 스위치를 바꿔야 하나 고민이 된다. 어지간히 비싸야 바꾸지; 레이니는 9만원 주고 샀는데 7만원짜리 스위치로 교체하기엔 뭔가 좀 억울하다.

결론은?

비싸도 비싼값한다. 어차피 대체품이 없다.

요약


특징
  • 반 저소음 스위치.
  • 멤브레인과 비슷하거나 살짝 작은듯한 소리가 난다.
  • 시작압45g, 바닥압55g으로 키압은 가벼운 편.
  • 트레블 길이가 3.6으로 짧다.
장점
  • 저소음 스위치 특유의 먹먹함이 거의 없다.
  • 바치리의 특징은 그대로 살아있는 듯 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무실에서 사용한 수준의 낮은 소음.
단점
  • 비쌈. 할인없이 한알당 7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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