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레이 더 스파이어 2 후기 – 덱 빌딩 로그라이크 입문자도 빠져드는 인디 명작

2026년 04월 06일 by CRYUN in Personal Log
Slay the SPIRE 2

사실 덱 빌딩 로그라이크라는 장르 자체를 이번에 처음 접해봤다. 덱 빌딩이라고 하면 왠지 복잡하고 진입 장벽이 높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슬레이 더 스파이어 2를 막상 해보면 그렇지 않다. 기본 규칙은 생각보다 굉장히 단순하고 직관적이어서 처음 잡는 사람도 큰 어려움 없이 한 판을 돌려볼 수 있을 정도였다.

여기에 로그라이크 특유의 성장 구조가 얹혀 있다 보니 한 번 흐름을 타면 스노우볼이 무섭게 굴러간다. 단순해 보이는 규칙 안에서 상황마다 선택이 달라지고, 그 선택이 쌓이며 판이 완전히 뒤바뀐다. 두 장르가 결합되면서 생각보다 훨씬 심도 있는 게임이 만들어졌고, 덕분에 굉장히 재미있으면서도 높은 몰입감을 주는 게임이 됐다.

기본 시스템은 굉장히 심플하고 직관적, 계산할 필요 없이 이번턴에 7데미지에 대비해야 한다

기본 시스템은 굉장히 심플하고 직관적, 계산할 필요 없이 이번턴에 7데미지에 대비해야 한다

%, 50%를 계산해야 하는게 머리 아플것 같지만

25%, 50%를 계산해야 하는게 머리 아플것 같지만

모든 데미지는 계산되어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쉽다

모든 데미지는 계산되어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쉽다

한 판 45분, 그리고 “한 턴만 더”의 마력


3막까지 모두 클리어하는 데 보통 45분 정도가 걸린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한 번 몰입하기 시작하면 그 45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순식간에 사라진다. 턴제 게임이라는 특성상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급박하게 반응해야 하는 게임이 아니다 보니 퇴근 후나 자기 전에 부담 없이 한 판 돌려볼 수 있다.

문제는 그 “한 판”이 쉽게 한 판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가 있다. 마성의 한 턴만 더는 이 게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보스까지 도달하는건 어렵지 않은데 보스에서 많이 좌절한다

보스까지 도달하는건 어렵지 않은데 보스에서 많이 좌절한다

CCG와 로그라이크의 훌륭한 배합, 키 카드 수집의 재미


로그라이크식 진행 방식카드 수집 요소를 정말 잘 결합시켰다. 수집된 카드는 한 판이 끝나면 모두 사라지는 휘발성 자원이지만, 한 판의 호흡이 한 시간 가까이 이어지다 보니 그 안에서 키 카드를 획득하고자 하는 욕구가 자연스럽게 생긴다. 덱의 방향을 정하고, 그에 맞는 키 카드를 하나씩 모아서 엑조디아를 완성해가는 재미가 정말 쏠쏠하다.

반대로 방향성 없이 아무 카드나 막 모으면 클리어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카드마다 컨셉과 특징이 분명하기 때문에 덱의 테마를 잘 잡고, 이에 맞지 않는 카드는 과감히 걸러내는 선택의 감각이 중요하다. 게다가 로그라이크 요소 덕분에 매 판이 새로운 구성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같은 덱을 똑같이 짤 수 있는 상황도 거의 없다. 그만큼 플레이 타임은 꽤 길어질 것 같다. 최소 40시간은 가볍게 넘기고, 백 시간 단위까지도 어렵지 않게 갈 것 같은 느낌이다.

카드마다 컨셉과 특징이 분명하기 때문에 덱의 테마를 잘 설정하고 카드도 잘 집어 나가야 한다

카드마다 컨셉과 특징이 분명하기 때문에 덱의 테마를 잘 설정하고 카드도 잘 집어 나가야 한다

하지만 드로우 카드는 카드게임에서 언제나 옳다

하지만 드로우 카드는 카드게임에서 언제나 옳다

슬레이 더 스파이어 2 멀티 플레이 – PvE 협동 레이드


멀티 플레이PvE 방식으로, 친구들과 협동해서 적을 레이드해나가는 구조다. 각자 가져가는 카드와 유물이 다르다 보니 서로의 시너지를 고려해 덱을 빌딩하고, 함께 적을 격파해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혼자서 하는 싱글 플레이와는 또 다른 결의 재미가 있다.

소소한 재미 요소도 있다. 맵 위에서 그림판처럼 그림을 그려가며 소통할 수 있어서 대화 없이도 서로 장난을 주고받을 수 있고, 유물 선택에서는 같은 유물을 서로 욕심내면 가위바위보를 해야 하는 나름의 경쟁 요소도 들어가 있다. PvE지만 파티원끼리 미묘한 긴장감이 생기는 지점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공개 매칭 서버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같이 할 친구가 없으면 멀티 플레이 자체를 접하기가 어렵다. 친구끼리 하면 훨씬 재미있는 게임인데, 반대로 친구 없는 찐따 입장에서는 조금 서럽기도 하다. 공개 매칭 서버가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인디 게임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이해하지 못할 부분은 아니다.

PvE 협동 레이드에서는 파티원 간 시너지가 곧 생존 전략이 된다

PvE 협동 레이드에서는 파티원 간 시너지가 곧 생존 전략이 된다

맵 위에 그림을 그리며 소통하는 재미도 멀티 플레이의 쏠쏠한 요소 중 하나

맵 위에 그림을 그리며 소통하는 재미도 멀티 플레이의 쏠쏠한 요소 중 하나

결론 – 입문자에게도 추천할 만한 인디 덱 빌딩 로그라이크


이전작을 해보지 않았어도 이 게임을 즐기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오히려 이 장르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충분히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도 오랜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깊게 몰입하게 만든 인디 게임이었다.

결국 게임은 이것저것 포장보다도 재미가 가장 중요한데, 슬레이 더 스파이어 2는 그 가장 중요한 기준을 확실하게 만족시킨다.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데 막상 잡으면 오래 붙들게 되는 게임을 찾고 있다면, 꽤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전투중보다 보상 카드, 루트 선택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한다

사실 전투중보다 보상 카드, 루트 선택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한다

AD

이 글과 같이 보기 좋은 주제

비슷한 흐름의 글을 더 보고 싶다면 아래 주제부터 이어서 보면 됩니다. 관련 글과 글 묶음을 한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